개 주인이 개를 인형뽑기에 넣었다는 긴박한 전화 한 통. 학부모는 말티즈 한 마리를 인형뽑기 기계에 넣어두고 ‘잘 키울 주인을 찾습니다’라는 메모를 붙여놨습니다. 길을 지나던 제보자가 황당하게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경찰도 “동물학대가 아니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돌아갔다고 한다.⠀해당 지역은 당일 27도에 달해 전날보다 6도 높은 온도를 기록한 수원시입니다. 더워지는 날씨, 밀폐된 공간 안에 있는 말티즈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동물보호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말도 안 되는 사건은 ‘동물 학대가 아닌 일’이 되었습니다.⠀카라는 즉시 수원시에 동물보호감시원 파견을 요청하고 팔달구청 담당자의 연락처를 받아 현장 지도를 요청했습니다. 팔달구 담당 직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누군가 인형뽑기 안의 개를 데리고 장소를 떠난 뒤였습니다.⠀현장에 간 동물보호감시원(공무원)도 상황의 심각성을 몰랐습니다. 담당자는 「안에 배변 패드와 물 접시가 있다. 동물학대의 처벌감은 아닌 것 같다. 나도 이렇게까지 나올 필요는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동물학대 예방과 학대 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과 계도, 나아가 동물등록 여부 및 소유권 이전도 동물보호감시원의 관리감독 사안이지만, 아직 지자체에서 요구하는 동물보호와 동물권에 대한 인식 수준이 낮은 것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인형 뽑기 기계에 개를 넣어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나라 한국. 개 주인이 인형뽑기 기계에 붙인 메모에는 개가 3살에 암컷이라는 정보가 기재되어 있었습니다. 키워온 가족을 버리는 것보다는 적어도 가족을 찾아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합니까? 그 아이가 품종견으로 혹시 번식지에 가게 되지는 않을지, 개 농장에 가는 것은 아닌지, 동물학대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닌지… 부디 개를 불쌍히 여긴 좋은 분이 개를 데려가셨기를 바랄 뿐입니다.⠀상황은 종료되었지만 동물보호법 개정과 시민의 변화 없이 개를 인형뽑기 기계에 넣는 것은 끝나지 않습니다. 개를 팔지도 사지도 못하게 하는 것, 아무나 동물을 입양할 수 없게 하는 것, 입양한 동물에 대한 중성화가 진행되어 책임질 수 없는 생명을 낳지 않도록 하는 것. 이 세 가지가 한국의 개를 구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