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맥베스>: 뮤지컬 말고 오페라도 좀 봅시다!!

· 국립오페라단 작곡: 주세페베르디(초연 1847) 반주: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이브 아벨) 맥베스: 바리톤 이승완 맥베스 레이디: 소프라노 에리카 그리말디 방코: 베이스 박준혁 맥더프: 테너 윤병길

최근 나의 최고의 관심 영역은 오페라!라고 생각한다.저는 음악의 극을 큰 극장 뮤지컬, 소극장 뮤지컬, 오페라, 창극으로 나눈다.대극장 뮤지컬도 소극장 뮤지컬도 같은 뮤지컬이 아닌가 할 수 있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소극장 뮤지컬은 연극에 가깝다.그리고 이 4가지 장르의 개인적 만족도를 보면 거의 극장 뮤지컬>오페라, 창극> 소극장 뮤지컬이다.오페라는 뮤지컬과 전혀 다르다.그래서 뮤지컬을 좋아한다고 해서 쉽게 오페라까지 좋아하게 되기 어려울 것 같다.대중적인 노래(번호)으로 한국어로 공연하는 뮤지컬보다 오페라는 진입 장벽이 높다.뮤지컬에서 일명”천장을 뚫었다”고음과 성량은 음향 기계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가수의 고음 부분에서 마이크 음량을 높이는 것이다.그러나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는 오페라는 인위적으로 음량을 올릴 수 없다.그럼에도 불구하고 3층까지 사람의 목소리가 똑똑히 들리는 것을 들어 보면 정말”천장을 뚫었다”라는 것이 이러한 것이라고 알 수 있다.

맥베스는 내용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탈리아어였지만 내용 이해에 별 어려움이 없었다. 연극이라면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뭐하러 또 봐?”라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음악 비중이 높고 외국어로 진행되는 오페라에서는 내용을 잘 알고 있다는 게 오히려 장점이다. 왜냐하면 자막을 적게 봐도 되기 때문에 음악에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각색을 많이 했을까 싶어 이웃이 알려준 고클래식 사이트에서 무료 대본을 미리 읽어봤는데 셰익스피어를 숭배하던 베르디라 그런지 거의 원작과 가까웠다.(무료 대본 사이트 알려주신 이웃분들 감사합니다~^^)

4번째이므로 가수들의 표정은 잘 보이고 너무 좋았지만, 자막을 보기에는 정말 불편했다.내용이 모르면 자막을 보는데 초조한 것이다.오페라는 내용이 알면 전진, 몰라서 자막을 봐야 한다면 1층 뒤쪽과 2층이 훨씬 좋겠어.아니면 미리 대본을 열심히 읽고 갈까.처음부터 전문 시인과 번역가를 총 동원해서 어색하지 않도록 한국어에서 공연하기 바란다.한국인 관객을 앉히고 두고 한국 가수가 이탈리아어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는 것이 찝찝하다 느껴지기 때문이다.물론 아직 100%한국어로 공연한 오페라를 경험한 것은 아니어서 단정할 수 없지만 아무래도 오페라의 장벽은 언어를 위한 것.

이번 맥베스의 매력을 소개하자면 첫 번째는 무대미술이다. 보통 예당 오페라하우스의 커튼은 붉은색이지만 이날은 검은색이었다. 그런데 막이 오르자마자 숨이 멎을 듯한 웅장한 무대가 ‘장광광’ 나타났다. 오랜만에 입이 자동으로 벌어졌다. 500년 전 이야기지만 무대는 시대를 특정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분위기였다. 과거도 현재도 아닌 미래와 같은 시간을 초월한 무대 디자인! 아직 뮤지컬에서는 이런 무대를 경험한 적이 없다. 맥베스는 시대를 넘어 어느 시대에나 일어날 법한 보편적 가치를 담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일까? 무대가 다채롭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180분 내내 무대가 주는 메시지를 생각해 보느라 지루하지 않았다.

두 번째는 무대 의상이다. 맥베스와 레이디 맥베스의 의상은 처음에는 흰색이지만 죄를 지을수록 붉게 변해간다. 두 번의 살인으로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진 레이디 맥베스는 손을 씻고 씻어도 피가 계속 묻는다며 헛소리를 한다. 이때 아리아를 부르며 겹겹이 차고 있던 빨간 장갑을 하나씩 벗는다. 벗어도 벗어도 손은 여전히 빨간색. 의상 색깔로 주인공의 심리를 나타내다니 간단하면서도 기발한 아이디어다. 마치 콜럼버스의 알처럼.

세 번째는 음악, 특히 합창이다.<맥베스>에는 제목은 몰라도 멜로디는 누구나 알 만한 시그니처 곡은 없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음악이 다 좋았어. 정신을 잃은 레이디 맥베스가 식탁 위에서 부르는 노래가 솔로곡 중에서는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귀족 맥더프 역을 맡은 테너 씨. 성량이 얼마나 커서. 순간 마이크가 있는 뮤지컬인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맥베스>에는 대략 6070명 정도의 합창단이 등장하지만 소리의 조화가 절묘할 뿐이었다.극의 분위기를 이끄는 데 매우 적절한 효과를 발휘했다.

6월 교향악제로 조금 늦은 <맥베스> 후기. 무대 의상 음악(서주 솔로곡 듀엣곡 합창 등) 모두 마음에 드는 공연이다. 다음에는 <일트로바토레>에서 만나요~

6월 교향악제로 조금 늦은 <맥베스> 후기. 무대 의상 음악(서주 솔로곡 듀엣곡 합창 등) 모두 마음에 드는 공연이다. 다음에는 <일트로바토레>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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